방울토마토 무료로 따가세요.(디트 인터넷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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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향나루 작성일09-12-18 21:32 조회9,09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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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토마토 무료로 따가세요.(디트 인터넷신문)
이름 : 한아름농장 번호 : 7
게시일 : 2002/10/29 (화) PM 09:33:34 (수정 2002/11/05 (화) PM 08:15:01) 조회 : 142
<2002년 7월 17일 디트 인터넷신문에서 퍼온글>
″피 땀흘려 키운 자식들이지만
빚 줄이려면 갈아 엎을 수 밖에...″
가격 폭락으로 인건비조차 건지기 힘들어
″농민 아픔 알아주었으면…″
방울토마토 무료로 따가게 한 사연
◈방울토마토를 무료로 따가게 농장을 개방한 최근학씨가 자식 같은 토마토 를 보며 착잡한 표정을 하고 있다.
″방울토마토 따가세요. 그리고 농민의 아픔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서산의 한 방울토마토 재배 농가가 지난 16일부터 하루 2시간 동안 방울토마토를 마음껏 따갈 수 있게 1,900평에 달하는 방울토마토 농장을 일반에 개방했다.
방울토마토 한 모초 당 4∼8Kg이 수확되는 것을 감안하면 12,000주에서 최소 5t이 넘는 엄청난 양이다.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한아름 농장 최근학씨(52, 충남 서산시 대산읍 기은1리)는 요즘 속이 새 까맣게 타 들어간다. 실한 열매들이 가지가 휘어지도록 달려 있지만 영양 공급을 끊고 고사시켜야만 하기 때문이다.
″4Kg 한 상자에 2천원이예요. 2천원... 올해가 가장 작황이 좋았는데...″
햇빛에 검게 그을린 최씨의 얼굴에는 허탈한 웃음만 스쳤다. 지난 2월 중순 방울토마토를 심어 5개월간 애지중지 길렀지만 지난달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방울토마토 값은 어디가 바닥인지도 모르게 곤두박질 쳤다.
현재 서울 가락동 농산물 시장에서 방울토마토 4Kg 한 상자가 특품이 2,000원, 상품이 1,500원, 중품이 1,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토마토를 쥐고 있는 최씨의 손끝은 토마토의 초록색 진액이 두껍게 앉아 있었다.
″종자 값은 고사하고 수확 인건비도 못 줄 지경이에요. 2,000평 가까운 것을 혼자 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집안 식구들을 모두 동원해 보지만 이도 한계가 있고...″
토마토 진액이 두껍게 앉아 녹색으로 변해버린 그의 손끝이 이를 증명했다.
인부들을 고용해 수확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본다. 토마토를 담는 상자의 가격이 900원, 운송비 250원, 하차비 90원, 판매 금액의 4%에 해당하는 경매 수수료 등 기본 유통비용만도 1,000원이 훌쩍 넘는다. 여기에 하루 25,000원에서 30,000원씩의 주어야 고용할 수 있는 아주머니들의 인건비를 제하면 남는 것이 없다.
홈페이지(www.hanarem.com)를 통해 인터넷 판매도 하고 있지만 2,500원에서 5,000원까지 하는 택배비를 감당하지 못해 대형 주문이 아니면 이 조차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가격이 왜 떨어졌냐고요? 그걸 알면 속이나 편하겠네요. 이유를 모르겠어. 이유를...″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4Kg 한 상자당 10,000원을 호가했었다. 지난해 6월초에는 18,000원의 시세를 보이는 등 올해와는 다른 양상이었기에 계절적 요인으로 돌리기도 힘들다.
단지 올 5월말까지 4Kg 한 상자 당 10,000원이 넘는 좋은 시세를 보이던 것이 6월 월드컵이 시작한 이후로 곤두박질 치기 시작해 월드컵 증후군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작황이 좋은 토마토를 갈아 엎어야 한다.
″요즘 제철 과일들이 많이 나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가락동 시장 경매사들은 그저 찾는 사람이 없다는 말만하네요. 농사꾼이야 열심히 농사지어 실한 놈들 만들어 내면 그만이지 왜 가격이 떨어지는지 이유를 알 방법이 있나요″
최씨는 ″지난 5개월 동안 내 자식들보다 더 곱게 키운 녀석들인데. 며칠 고민 끝에 어제부터 양액 공급을 끊었어요. 조금씩 잎이 시들어가고는 있지만 아직 싱싱해요. 앞으로 일주일 정도는 딸 수 있어요″라고 말하며 아직도 싱싱한 방울토마토를 보듬었다.
당도가 높고 황금색을 띠어 상품성이 높은 ′미니 골드′를 처음 재배해 이를 포기해야 하는 최씨의 아픈 마음을 아는지 따가운 햇살을 받은 미니 골드는 더 탐스러워 보였다.
정상적인 유통 단계를 거쳐 소비자의 입을 들어가는 시간보다 오히려 모초에 매달려 있는 일주일 동안이 더 싱싱하다는 설명이다.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것이 아닌 특수 배지와 양액 공급만으로 재배를 하기 때문에 물과 영양분이 섞인 양액의 공급을 중단하는 것은 방울토마토의 생명줄을 끊는 것과 마찬가지.
비닐 하우스 재배로 한번 심으면 1년 내내 수확이 가능하지만 지금의 시점에서는 익은 방울토마토를 딸 여력조차 없기 때문에 다 뽑아내고 다시 심기로 결정했다.
<
◈방울토마토 농장을 개방한 최근학씨.
최씨는 ″ 배추 값 떨어져 경운기로 밭 갈아엎는 거 봤죠. 그거랑 똑같아요. 영근 놈을 따지 않고 그냥 두면 가지에 매달려 섞거나 모두 바닥에 떨어져요. 아쉽지만 어쩌겠어요. 지금이라도 엎어버리고 다시 심어서 겨울을 기대해야지″라며 ″기왕 엎어버리기로 마음먹은 거 미련도 없애고 빨리 작업을 진행해야 올 겨울 수확을 빠듯이 맞출 수 있죠. 하지만 그냥 땅에 묻어 버리기엔 너무 아까워서 여기까지 올 수 있는 사람들은 마음대로 따가라고 했어요″라고 말했다.
최씨는 16일부터 매일 오후 3시- 5시까지 2시간 동안 일반인에게 농장을 개방했다. 첫날인 16일 이미 서산시 인근에서 20여명의 사람들이 찾아와 토마토를 따 갔다.
최씨의 방울토마토는 95년부터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으로부터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받았을 정도로 서울 가락동 일대에서는 유명하다. 꽃이 지고 열매가 맺기 시작하는 수확 30일전부터는 농약을 절대로 하지 않는다. 30일 이전의 약품 처리도 모초의 건강을 위해 영양제를 공급하는 것이 전부이다.
◈친 환경농법과 첨단 농법으로 건실하게 자란 방울토마토.
91년 충남에서 최초로 양액 재배를 성공했고, 절약형 재배와 숯을 이용한 폐양액 100% 재활용 기술로 벤처기술상도 받았다. 참숯을 이용한 폐양액 소독, 정화는 시설 재배 과채류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연작장애도 극복해 품질 인증을 받았다. 바닷물을 활용해 다른 방울토마토보다 높은 당도까지 최씨의 방울토마토는 가락동 시장에서 최상품으로 통한다.
″어제 따간 토마토가 맛있다는 전화를 많이 받았어요. 제 이름을 기억해 두고 다음 번에는 꼭 사 먹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하고요. 많은 고민 끝에 한 결정이지만 이번 일은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격까지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농사꾼은 농사만 열심히 지으면 그만이죠. 농장에 와서 많이 따가세요. 그리고 자식 같은 작물을 내 놓아야만 하는 농사꾼의 아픔을 이해해 주시기만 하면 되죠″
검게 그을린 얼굴로 흰 이빨을 드러내며 힘없이 웃는 최씨의 모습에서 까맣게 타 버린 농민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주우영 기자· boohwal96@dtnews24.com >
이름 : 한아름농장 번호 : 7
게시일 : 2002/10/29 (화) PM 09:33:34 (수정 2002/11/05 (화) PM 08:15:01) 조회 : 142
<2002년 7월 17일 디트 인터넷신문에서 퍼온글>
″피 땀흘려 키운 자식들이지만
빚 줄이려면 갈아 엎을 수 밖에...″
가격 폭락으로 인건비조차 건지기 힘들어
″농민 아픔 알아주었으면…″
방울토마토 무료로 따가게 한 사연
◈방울토마토를 무료로 따가게 농장을 개방한 최근학씨가 자식 같은 토마토 를 보며 착잡한 표정을 하고 있다.
″방울토마토 따가세요. 그리고 농민의 아픔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서산의 한 방울토마토 재배 농가가 지난 16일부터 하루 2시간 동안 방울토마토를 마음껏 따갈 수 있게 1,900평에 달하는 방울토마토 농장을 일반에 개방했다.
방울토마토 한 모초 당 4∼8Kg이 수확되는 것을 감안하면 12,000주에서 최소 5t이 넘는 엄청난 양이다.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한아름 농장 최근학씨(52, 충남 서산시 대산읍 기은1리)는 요즘 속이 새 까맣게 타 들어간다. 실한 열매들이 가지가 휘어지도록 달려 있지만 영양 공급을 끊고 고사시켜야만 하기 때문이다.
″4Kg 한 상자에 2천원이예요. 2천원... 올해가 가장 작황이 좋았는데...″
햇빛에 검게 그을린 최씨의 얼굴에는 허탈한 웃음만 스쳤다. 지난 2월 중순 방울토마토를 심어 5개월간 애지중지 길렀지만 지난달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방울토마토 값은 어디가 바닥인지도 모르게 곤두박질 쳤다.
현재 서울 가락동 농산물 시장에서 방울토마토 4Kg 한 상자가 특품이 2,000원, 상품이 1,500원, 중품이 1,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토마토를 쥐고 있는 최씨의 손끝은 토마토의 초록색 진액이 두껍게 앉아 있었다.
″종자 값은 고사하고 수확 인건비도 못 줄 지경이에요. 2,000평 가까운 것을 혼자 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집안 식구들을 모두 동원해 보지만 이도 한계가 있고...″
토마토 진액이 두껍게 앉아 녹색으로 변해버린 그의 손끝이 이를 증명했다.
인부들을 고용해 수확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본다. 토마토를 담는 상자의 가격이 900원, 운송비 250원, 하차비 90원, 판매 금액의 4%에 해당하는 경매 수수료 등 기본 유통비용만도 1,000원이 훌쩍 넘는다. 여기에 하루 25,000원에서 30,000원씩의 주어야 고용할 수 있는 아주머니들의 인건비를 제하면 남는 것이 없다.
홈페이지(www.hanarem.com)를 통해 인터넷 판매도 하고 있지만 2,500원에서 5,000원까지 하는 택배비를 감당하지 못해 대형 주문이 아니면 이 조차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가격이 왜 떨어졌냐고요? 그걸 알면 속이나 편하겠네요. 이유를 모르겠어. 이유를...″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4Kg 한 상자당 10,000원을 호가했었다. 지난해 6월초에는 18,000원의 시세를 보이는 등 올해와는 다른 양상이었기에 계절적 요인으로 돌리기도 힘들다.
단지 올 5월말까지 4Kg 한 상자 당 10,000원이 넘는 좋은 시세를 보이던 것이 6월 월드컵이 시작한 이후로 곤두박질 치기 시작해 월드컵 증후군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작황이 좋은 토마토를 갈아 엎어야 한다.
″요즘 제철 과일들이 많이 나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가락동 시장 경매사들은 그저 찾는 사람이 없다는 말만하네요. 농사꾼이야 열심히 농사지어 실한 놈들 만들어 내면 그만이지 왜 가격이 떨어지는지 이유를 알 방법이 있나요″
최씨는 ″지난 5개월 동안 내 자식들보다 더 곱게 키운 녀석들인데. 며칠 고민 끝에 어제부터 양액 공급을 끊었어요. 조금씩 잎이 시들어가고는 있지만 아직 싱싱해요. 앞으로 일주일 정도는 딸 수 있어요″라고 말하며 아직도 싱싱한 방울토마토를 보듬었다.
당도가 높고 황금색을 띠어 상품성이 높은 ′미니 골드′를 처음 재배해 이를 포기해야 하는 최씨의 아픈 마음을 아는지 따가운 햇살을 받은 미니 골드는 더 탐스러워 보였다.
정상적인 유통 단계를 거쳐 소비자의 입을 들어가는 시간보다 오히려 모초에 매달려 있는 일주일 동안이 더 싱싱하다는 설명이다.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것이 아닌 특수 배지와 양액 공급만으로 재배를 하기 때문에 물과 영양분이 섞인 양액의 공급을 중단하는 것은 방울토마토의 생명줄을 끊는 것과 마찬가지.
비닐 하우스 재배로 한번 심으면 1년 내내 수확이 가능하지만 지금의 시점에서는 익은 방울토마토를 딸 여력조차 없기 때문에 다 뽑아내고 다시 심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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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토마토 농장을 개방한 최근학씨.
최씨는 ″ 배추 값 떨어져 경운기로 밭 갈아엎는 거 봤죠. 그거랑 똑같아요. 영근 놈을 따지 않고 그냥 두면 가지에 매달려 섞거나 모두 바닥에 떨어져요. 아쉽지만 어쩌겠어요. 지금이라도 엎어버리고 다시 심어서 겨울을 기대해야지″라며 ″기왕 엎어버리기로 마음먹은 거 미련도 없애고 빨리 작업을 진행해야 올 겨울 수확을 빠듯이 맞출 수 있죠. 하지만 그냥 땅에 묻어 버리기엔 너무 아까워서 여기까지 올 수 있는 사람들은 마음대로 따가라고 했어요″라고 말했다.
최씨는 16일부터 매일 오후 3시- 5시까지 2시간 동안 일반인에게 농장을 개방했다. 첫날인 16일 이미 서산시 인근에서 20여명의 사람들이 찾아와 토마토를 따 갔다.
최씨의 방울토마토는 95년부터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으로부터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받았을 정도로 서울 가락동 일대에서는 유명하다. 꽃이 지고 열매가 맺기 시작하는 수확 30일전부터는 농약을 절대로 하지 않는다. 30일 이전의 약품 처리도 모초의 건강을 위해 영양제를 공급하는 것이 전부이다.
◈친 환경농법과 첨단 농법으로 건실하게 자란 방울토마토.
91년 충남에서 최초로 양액 재배를 성공했고, 절약형 재배와 숯을 이용한 폐양액 100% 재활용 기술로 벤처기술상도 받았다. 참숯을 이용한 폐양액 소독, 정화는 시설 재배 과채류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연작장애도 극복해 품질 인증을 받았다. 바닷물을 활용해 다른 방울토마토보다 높은 당도까지 최씨의 방울토마토는 가락동 시장에서 최상품으로 통한다.
″어제 따간 토마토가 맛있다는 전화를 많이 받았어요. 제 이름을 기억해 두고 다음 번에는 꼭 사 먹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하고요. 많은 고민 끝에 한 결정이지만 이번 일은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격까지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농사꾼은 농사만 열심히 지으면 그만이죠. 농장에 와서 많이 따가세요. 그리고 자식 같은 작물을 내 놓아야만 하는 농사꾼의 아픔을 이해해 주시기만 하면 되죠″
검게 그을린 얼굴로 흰 이빨을 드러내며 힘없이 웃는 최씨의 모습에서 까맣게 타 버린 농민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주우영 기자· boohwal96@dtnews24.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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